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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지오클라이밍센터 폐업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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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매출을 어떻게든 회복시켜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자체 제작 홍보 포스터

클라이밍이 재미있다. 너무 재미있다. 그래서, 클라이밍을 업으로 삼고 살 수만 있다면 매일 매일이 너무 행복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클라이밍센터를 운영하는 동안 힘든 일들도 꽤 있었지만, 그래도 즐겁고 행복했었다. 

하지만 행복의 추구와 현실의 삶의 괴리가 벌어질 수록 힘들다. 이제 폐업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고, 그만큼 처절하게 아픈 이야기이다.

 

클라이밍센터 오픈 2년이 다 되어가는 어느 시점부터, 세종시의 3생활권이 입주를 시작했고 상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주변 상가들 중 어느 상가는 100만원을 낮춰서 재계약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나의 임대인은 최대 인상률 9%를 더 올리겠다고 했다.

 

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 홍보에 신경을 많이 썼다. 배너나 포스터 등은 비즈하우스를 이용해 안 되는 실력으로 자체 디자인, 제작을 했다. 클라이밍센터가 비교적 낮에는 한가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활용해 사무 업무를 볼 수 있었다.

오후가 되면 초등생부터 시작하여, 저녁에는 성인부까지 하여 잠자는 시간을 빼고 계속 근무이다. 클라이밍센터 운영 1년만에 비염과 축농증이 생겼고, 폐업을 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비염과 축농증이 낫질 않아 결국 부비동염 수술을 하기까지 했었다. 

클라이밍센터를 운영하는 동안 많은 꿈을 꾸었고,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 첫 사랑의 아픔이 10이라면 첫 사업의 아픔은 100 그 이상일 것이다.

 

처음에는 세종시의 센터를 정리하고, 인근의 임대료가 저렴한 공주시로 이전을 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시설업은 계속하여 밑빠진 독에 물붓기 라고 판단하여 전략적 폐업을 결정하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더라도 나는 잘 했었다. 1인 운영으로 유효회원 70명 이상을 유지하였었고, 여름 성수기 때는 일시적으로 회원이 100명이 넘기도 하였다. 지금은 대형 센터들이 많이 생겨서, 더 많은 회원들을 유지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구 겨우 25만이 넘었다고 홍보하는 세종시에서 회원 70명 이상은 놀라운 성과였다. 

 

본격적인 폐업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앨범을 뒤지다 보니 나의 센터 전경을 찍어놓은 사진을 발견하여 업로드 한다. "세종시에 클라이밍센터가 있었대" 라는 전설의 고향 같은 이야기가 사실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리고 싶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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