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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세종지오클라이밍센터 창업부터 폐업까지

세종지오 클라이밍센터 폐업 이야기 #2

by 구야지 2023. 10. 5.

🧗‍♂️ 클라이밍센터 폐업기 – 끝을 마주하는 용기

창업이 있다면 폐업도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클라이밍센터의 창업을 고민 중인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사실,
내가 창업 이야기를 정리해온 이유는 결국 이 글,
폐업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 쓰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린 이유

폐업 이야기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 사이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는 것 자체가
내 흉터를 다시 헤집는 일 같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깊고, 아픈 기억이었다.


🔚 나는 폐업을 결정했다

나는 클라이밍센터의 폐업을 선택했다.
폐업의 방식은 두 가지뿐이다.

  1. 누군가에게 매도하거나
  2. 스스로 정리하는 것.

나는 후자, 스스로 정리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정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겠다.
다만 지금 이 자리에서
센터를 운영하다 결국 폐업하게 될 수도 있는 누군가를 위해,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다.


 

💥 클라이밍센터 폐업의 현실 – 시설물 해체

폐업에서 가장 큰 역경은 ‘감정’이 아니라
실질적인 철거다.
회원 환불, 임대료, 세금 등은
성실하게 처리하면 되는 문제다.

하지만 시설물 해체는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1. 홀드 탈거

이건 사실,
일도 아니다.
매달 전체 홀드를 탈거해 세척·세팅하던 센터였다면,
하루 날 잡고 밤새면 다 끝난다.


2. 매트리스 · 스폰지 해체

진짜 문제는 여기부터다.

  • 타포린 천막은 무겁고, 처치 곤란
  • 스폰지는 폐기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운 좋게도 나는
제주도에서 창업하는 분에게
홀드와 스폰지를 매도할 수 있었다.
고탄성 20cm 스폰지는 2년밖에 쓰지 않아 탄성도 살아 있었다.


3. 벽 해체

벽 해체는 시공보다 빠르다.
건축업을 하시는 지인 덕분에
인건비 수준으로 해체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텅 빈 공간을 다시 바라보았다.

 


4. 정리

상가를 깔끔하게 비워줘야 한다.
청소하고,
택스 천장도 복구했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


🧭 전략적 폐업, 그리고 뒤돌아본 평가

나의 폐업은 패배가 아니었다.
전략적 선택이었다.

  • 인구 25만도 안 되는 세종시에서
  • 1인 운영으로
  • 유효회원 70명 이상
  • 성수기엔 100명 이상

그건 누가 뭐래도 내가 해낸 결과였다.


📸 이 모든 것이, 실화였습니다

앨범 속에서 찾은
내 클라이밍센터 전경 사진.
그 한 장의 사진이 증명해준다.

“세종시에 클라이밍센터가 있었대”
라는 소문이,
그냥 전설이 아니었다는 걸.


✍️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매일 청소하던 벽,
아이들의 웃음소리,
홀드를 닦으며 흘린 땀,
볼더링 파티의 소란스러운 밤.

그 모든 기억이 여전히 나를 지탱하고 있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너희는 내 안에서
영원히 반짝이는 별처럼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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