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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이드의 일과 삶/일본 투어

오사카성에 얽힌 이야기: 전쟁, 권력, 그리고 잔재

by 구야지 2025. 3. 31.

 

한국 관광객을 위한 오사카성 여행기: 역사 따라 걷는 성의 길

오사카성은 단순한 성이 아니라, 일본의 역사를 꿰뚫는 중심 무대이자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장소입니다. 오늘은 한국 관광객이 오사카성을 여행하면서 따라가 볼 수 있는 흐름에 맞춰, 이곳의 역사와 구석구석 숨어 있는 의미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 1. 오오테몬(大手門)으로 들어서며

오사카성의 정문인 오오테몬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1620년에 중건한 건축물입니다. 이 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려 양식의 흔적이 남아 있어, 한국인 관광객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문을 지나자마자 보이는 것은 거대한 돌로 견고하게 쌓인 성벽으로, 성의 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 2. 해자와 성벽이 주는 위압감

입구를 지나 걷다 보면 오사카성을 둘러싸고 있는 해자와 성벽이 눈에 들어옵니다. 해자는 깊이 6m 이상, 폭은 70~90m에 달하는 이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성벽은 130톤이 넘는 거대한 화강암으로 쌓여 있습니다. 일부 돌에는 당시 축성에 참여한 다이묘들의 각인이 새겨져 있어 역사적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웅장한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오사카성이 얼마나 철저한 방어 전략을 기반으로 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 3. 천수각을 앞에 두고

성벽을 따라 걷다 보면 드디어 오사카성의 상징, 천수각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외벽은 검은 옻칠 판자와 금박 기와, 그리고 지붕 끝에는 샤치호코라는 상상의 동물이 장식되어 있어 화려하면서도 위엄 있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입구 옆에는 도요토미가 파고 황금을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긴메이스이 우물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 4. 천수각 내부를 층별로 탐방하며

천수각 내부는 총 8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층마다 오사카성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이야기가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1층에서는 다양한 언어로 제공되는 오사카성 소개 영상을 감상할 수 있고, 2층에서는 성의 구조와 복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3~4층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관련된 역사적 자료가 전시되어 있으며, 이 구역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조용히 감상해야 합니다. 5층에서는 오사카 여름 전투 병풍과 전투 장면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전시가 인상적입니다. 7층에는 히데요시의 생애를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마지막 8층 전망대에서는 오사카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 5. 창고와 방어시설을 둘러보며

천수각을 나와 성의 남쪽으로 이동하면 화약고, 보물 창고, 땔감 창고 등 다양한 방어 및 보관시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1685년에 지어진 화약고는 화재와 낙뢰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견고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현재까지도 일부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 6. 병풍에 담긴 전투의 기록

성 내부에는 1615년 도쿠가와와 도요토미 양측이 벌인 오사카 여름 전투의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한 병풍, '오사카 여름 전투도(大坂夏の陣屏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수천 명의 병사가 등장하는 이 병풍은 후쿠오카의 구로다 나가마사가 승전을 기념해 제작한 것으로, 현재는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 7.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오사카성의 흥망

오사카성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1583년, 천하통일의 야망을 품고 오사카성의 축성을 시작했고, 1585년에는 5층 8단의 호화로운 천수각을 완성합니다. 그러나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일으킨 인물로, 한국인에게는 역사적 악연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의 사망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등장하며, 오사카성은 파괴되고 다시 재건되었고, 이는 에도 막부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습니다.


🎌 여행 팁

오사카성은 오사카시 주오구에 위치해 있으며, 개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입장은 4시 30분까지 가능) 천수각 입장은 유료이지만, 그 주변 공원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산책이나 벚꽃 구경에도 좋은 장소입니다. 해자 위 다리, 천수각 전망대, 오오테몬 앞은 대표적인 포토존이며, 특히 벚꽃 시즌이나 단풍철에는 더욱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합니다.


천천히 둘러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로 볼거리가 풍부한 오사카성. 단순히 성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권력과 전쟁, 생존과 전략, 그리고 인간 이야기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오사카를 여행한다면 꼭 한 번 걸어보세요. 역사 속을 직접 걷는 느낌이 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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