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이밍센터 운영기 #4 – 날마다 파티
클라이밍센터의 센터장은 모름지기 파티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MBTI가 I(내향형)인 나는, 이걸 어떻게 해왔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정말 날마다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 진부함을 넘어, 파티로 돌파하다
2015년 10월에 센터를 오픈하고 2년차.
늘지 않는 실력, 반복되는 루트 세팅, 점점 단조로워지는 센터 분위기.
나는 이 진부함을 돌파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공인 세터를 초빙해서 2박 3일간 철야 작업을 하기로.
세팅을 배우고, 회원에게는 새로운 루트를 제공하며,
동시에 외부 클라이머들과 교류할 기회도 만들고자 했다.
그리하여, 세종지오클라이밍센터 첫 볼더링 파티가 기획되었다.
📝 감성과 정성으로 만든 볼더링 파티
15년도 10월에 오픈하여, 2년차에 접어든 나는 클라이밍 실력과 세팅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노력을 해도 잘 늘지 않는 실력, 그로 인해 진부적인 세팅을 극복해야 암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공인 세터를 초빙하여 2박3일 간 철야를 하면서 같이 탈거, 세팅을 배우고 기존 암장 회원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동호인들과도 교류를 꾀하기 위해 볼더링 파티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볼더링 파티를 알리고자 자필로 글을 쓰고, 인스타그램에 게시하였다. 그리고 클라이밍을 전혀 하지 않는 형들이지만 대학 선배들이 나름 감성 있는 포스터도 무보수로 만들어주었다.
티셔츠는 아래와 같이 7부 면티로 제작했다. 왼쪽 가슴에 로고와 등판은 클라이밍 용어로 십자말풀이로 디자인하였다. 사실 일러스트를 하지 못하고, 전문 일러스터를 쓸 형편도 되지 않아서 돈 들이지 않고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텍스트만으로 디자인화 시켰다.
👕 텍스트만으로 만든 티셔츠
전문 일러스트를 쓸 형편은 안 됐고,
직접 일러스트 작업을 할 능력도 없었다.
그래서 텍스트만으로 티셔츠 디자인을 했다.
왼쪽 가슴엔 작은 로고,
등판엔 클라이밍 용어로 만든 십자말풀이.
나름 만족스러웠다.
🗺 세종을 소개하는 카드뉴스까지
세종의 작은 암장에서 볼더링 파티가 열린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겸사겸사 세종을 방문하는 클라이밍 동호인을 위해서 세종의 볼거리를 알리는 카드뉴스도 만들어 보았다. 기승전클라이밍이긴 했지만 ㅎㅎ
🤝 성황리에 끝났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파티 당일,
정작 기존 회원들의 참여는 거의 없었다.
대신, 대전, 청주, 천안,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약 60명 정도의 클라이머가 세종까지 와주었다.
행사 후,
새롭게 세팅된 루트는 기존 회원들이 평일에 즐겼고,
청주와 대전에서도 루트를 풀러 다시 찾아오는 분들이 있었다.
세팅을 배우고, 사람들을 만나고,
운영자로서도, 클라이머로서도 크게 배운 자리였다.
🎭 처음이자 마지막 파티
이 행사는 결국
지오클라이밍센터의 첫 번째이자 마지막 파티가 되었다.
그리고 몇 달 후, 나는 폐업을 결정했다.
💬 마무리하며
클라이밍센터를 운영한다는 건
날마다 파티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새로운 루트를 세팅하고, 공간을 정돈하고, 사람을 맞이하고, 또 떠나보낸다.
누군가에겐 매일이 일상이지만,
운영자에게는 매일이 작은 이벤트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중 어떤 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가 되기도 한다.
그 날이 바로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