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너트의 하자, 그리고 클라이밍장 운영자의 역할
먼저, 게을리 올리는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암장을 오픈하고 얼마 되지 않아 겪었던 티너트 하자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 티너트란 무엇인가
**티너트(T-nut)**는 홀드와 합판 벽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부품입니다.
동그란 너트에 양쪽으로 날개가 달려 있고, 그 날개를 피스로 고정해 합판에 고정합니다.
클라이머는 홀드에 볼트를 꽂아 이 너트에 체결하죠.
이 부품이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 티너트의 하자, 그 위험성
클라이머는 홀드가 고정돼 있다는 믿음으로 벽에 오릅니다.
런지와 같은 과감한 동작에서는 그 믿음이 생명줄입니다.
하지만, 티너트가 제대로 박혀 있지 않거나 날개가 부서지면,
홀드는 클라이머가 매달린 순간 휙 돌아가거나 빠져버릴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 어느 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암장을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티너트에 문제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벽 안쪽에서 작업이 불가능한 구간에는 티너트를 시공했었는데, 거기서 하자가 발생한 겁니다.
너트의 날개가 부서지거나 벽 바깥으로 튀어나오고,
피스를 빼보면 너트와 날개가 완전히 분리된 상태였습니다.
🛠️ 임시조치와 보수작업
벽을 전면 해체하고 새로운 너트를 시공하면 운영에 큰 지장이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땜빵’ 방식으로 보수를 선택했습니다.
그리하여 도입한 것이 바로 보수용 가시너트.
단가가 꽤 높지만, 사고를 막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 2인 1조 작업법
깨진 티너트가 붙은 홀드를 제거하려면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2인 1조로 작업해야 안전합니다.
- 한 명이 벽 안쪽으로 들어간다.
- 피스를 제거하고, 볼트를 고무망치로 툭 친다.
- 너트가 빠지면 바이스그립으로 고정한다. (절대 손으로 하지 마세요. 손 다칩니다!)
- 바깥쪽 사람이 볼트를 천천히 푼다.
- 깨진 너트를 제거하고, 보수용 가시너트로 교체한다.
📍 마무리하며
티너트든, 가시너트든.
어느 날 갑자기 '임자'를 만나면 문제는 터집니다.
중요한 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발견하고, 보수하는 것.
그리고, 무사히 넘어간 그 하루하루에 감사하는 것.
클라이밍장은 ‘오르내림’의 공간이지만,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그 ‘작은 너트 하나’에 많은 것이 걸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