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홀드, 클라이밍장의 진짜 심장
클라이밍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센터장도, 회원들도, 만장일치로 ‘홀드’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월’도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 암장에서 월은 한 번 만들면 거의 변하지 않는 구조물이다.
차라리 확장이전을 하는 게 빠르지, 벽을 다시 바꾸는 건 사실상 어렵다.
그러니 월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두자. 이미 엎질러진 물 같은 거니까.
🧱 변하지 않는 벽을 변화시키는 것, 홀드
클라이밍장 운영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 벽’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게 바로 홀드다.
홀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운동하는 입장에서 보면, 매주 새로운 루트, 다양한 감각, 익숙하지 않은 그립을 만나는 게 즐거움이다.
요즘에는 기업형 클라이밍센터도 많아졌지만,
개인 암장의 센터장들은 대부분 클라이밍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새 홀드가 나오면… 안 사고는 못 배긴다.
그런 센터를 다니고 있다면, 정말 운이 좋은 회원이다.
💸 홀드는 ‘눈에 보이는 고정비’
센터 입장에서 홀드는 생각보다 무거운 투자다.
볼륨 홀드 한 세트(5~10개)만 해도 1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그리고 그걸로 만들 수 있는 건… 볼더 문제 한 개. 딱 한 개.
홀드는 클수록 비싸고, 비쌀수록 예쁘다.
물론 비주얼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예쁘고 만져보고 싶은 홀드가 있다는 건 그 자체로 경쟁력이다.
🛠️ 직접 만드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솜씨 좋은 센터장님들 중에는 직접 홀드를 제작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스포츠클라이밍이 점점 산업화되면서,
국제 대회에 등장하는 브랜드 홀드가 인기고, 수요도 몰린다.
선수들은 그런 홀드로 세팅된 암장에서 훈련하기 마련이고,
동호인들 역시 “그 홀드 한번 만져보고 싶어서” 그 암장을 찾는다.
심지어 기량과는 관계없이, ‘그립감’에 대한 로망을 가진 회원도 많다.
🚴 클라이밍과 다른 스포츠의 비교 – 그리고 투자
클라이밍장을 폐업한 후, 나는 자전거라는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자전거 동호인들은 입문에만 해도 100만 원대 자전거를 산다.
조금 더 파고들면 천만 원을 훌쩍 넘는다.
그런데 클라이밍은?
실내 운동만 즐긴다면 20~30만 원대 암벽화, 몇 만 원짜리 초크백, 초크 끝.
국대 선수가 신는 암벽화도 그리 비싸지 않다.
같은 신발을 신는다고 실력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장비빨’이 거의 통하지 않는 운동이 클라이밍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돈 안 들이고 몸으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니까.
🧾 그런데, 문제는 공급자의 입장이다
클라이밍은 소비자보다 공급자가 더 많이 투자해야 하는 구조다.
회원들은 큰 장비 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지만,
센터는 루트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홀드 구매와 세팅이 필요하다.
100만 원 넘는 홀드 한 세트가 한 문제에 불과하고,
정기적인 세팅에는 기술자와 경험자의 손이 필요하다.
비용도, 노하우도, 체력도 들어간다.
결국 이 산업은,
인풋 대비 아웃풋이 적은 구조다.
센터 입장에서 이건 매우 큰 고민이다.
✍️ 클라이밍 창업을 생각하신다면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 클라이밍장 창업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장비는 회원이 아니라, 센터장이 산다”는 구조를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클라이밍은 참 매력적인 운동이고,
홀드는 그 매력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는 ‘심장’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 심장은,
생각보다 많은 돈과 노동과 애정을 먹고 산다.
이렇게 정리하면 포스팅 하나로도 충분히 완결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에도 매끄러워요.
이어서 ‘세팅 이야기’, ‘회원 관리’, ‘운영 중 기억에 남는 사람들’ 같은 주제로 계속 풀어가도 좋아요.
다음 편으로 어떤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어? 같이 구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