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지오클라이밍센터는 2015년 10월에 오픈하였고, 2017년 11월에 폐업하였다. 지금 이 글은 폐업 후 6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쓰고 있는 글이다. 세종시의 클라이밍센터를 찾아 흘러 들어온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세종지오클라이밍센터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세종시에도 지금은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긴 아니니, 클라이밍센터를 찾아 들어오신 것이라면 다른 곳을 다시 검색해보시는 게 좋겠다.
각설하고 창업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전기 온수 보일러를 설치하기 전에 사놓은 홀드들을 보관해놓았다.
벽에는 아직 홀드가 안 붙어있지만, 레일등과 타포린을 설치해놓고 보니 제법 암장 같아졌다. 벽 한 곳에 샘플로 받은 홀드가 하나 박혀 있다.
일부 사놓은 홀드를 상가 복도에 보이는 초보자벽에 붙여 보았다. 전시 효과를 노리고, 벽으로 둘러쌓인 암장 특유의 갑갑함이 싫어서 유리 복도의 상가 특성을 살린 구조였다. 지금이라면 저 유리벽을 전부 가려보이고 ㅁ자의 벽으로 만들 것이다.
층고는 3.5에, 매트 30센치를 깔아서 약 3.2 정도로 기억한다. 요즘은 4-5미터씩 되는 실내 암장들도 많지만 동네 암장으로서는 3.2에서 높으면 3.4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4미터 가까이 되면 클라이밍 무브에 따라서 무섭기도 하고, 잘못 추락하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네 암장에서는 애초에 과감한 무브를 주는 세팅은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업 초기에는 앰프가 없어서 집에서 쓰던 PC용 스피커와 공기계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었다. 창업 당시에 애초에 앰프에 대한 예산이 없었다. 7만원짜리 앰프와 10만원 정도의 스피커를 개업하고 1년이 더 지나서야 설비했다.
암장 공사가 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공사해주신 선배님이 오셔서 시공한 티너트의 하자를 알려주셨다. 세팅 때 임팩으로 강하게 힘을 주거나, 사람들이 많이 매달리면서 부하가 걸리면 너트와 날개 부위가 분리되는 하자였다. 몇 달 뒤에 티너트 생산 업체로부터 보수 비용 명목으로 어느 정도 보상을 받기는 하였다.
암장 오픈 초기 모습. 각도가 점점 세지는 지구력과 ㄷ자형의 볼더벽이 있었다.
세종지오클라이밍센터의 지오는 사실 아들 이름이었다. 아들 이름은 GO로, 가고 싶은 대로 가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고 클라이밍도 Go 하는 정신이 있으니까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100일이 막 지났을 때의 아들 지오 모습.
데스크 뒤에는 잡지 기자로 일하면서 찍었거나, 찍힌 사진을 인화해서 붙여놨었다. 산이라는 곳이 늘 그리웠었고, 별 특기도 없으면서 클라이밍센터를 창업했었다. 그리고 그때가 가장 열심히 살았고, 재미 있었고, 힘들었다. 다음 이야기부터는 세종지오클라이밍센터의 운영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